<EDAGALLERY> 그리운 날에.. - 이득선 기획초대전 2013.1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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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dagallery 댓글 0건 조회 5,961회 작성일 13-12-09 16:55
작가명 이득선
전시기간 2013-12-09 ~ 2013-12-14
초대일시 -
휴관일 -
전시장소명 이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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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GALLERY <그리운 날에..>展 이득선 기획 개인전 2013.12.9-12.14

 

이득선의 작품들은 유토피아를 보여주기보다는 거기에 이르는 길을 암시하고 있다.

웅장한 자연미를 다룬 최근 작품들에는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들이 단순히 대자연의 모습들을 그냥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화면 가득히 농묵으로 설채(設彩)된 거대한 산 그림들은 작품을 대하는 감상자에게 직접적으로 대자연의 위용에 휩싸이게 함으로써 작품의 표층적 층위를 넘어서 거대한 우주의 세계로 그를 성큼 이끌어 들어간다. 특히 관찰자의 지각 범위를 넘어설 정도의 거대한 크기의 산은 한편으로는 자연의 아름다운 양태이기도 하지만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정적과 침묵에 휩싸인 대자연의 섭리로 감상자의 사유를 강제함으로써 감상자에게 어떤 두려움 내지는 뭔가 무겁고 불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것은 일상적인 합리성의 시스템에 매몰되어 그 무엇도 중지시킬 수 없었던 우리에게 사유의 한계를 뛰어넘게 함으로써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한다. 자연과 세계, 나아가 우주의 섭리..그리하여 그 그림 앞에 선 관찰자의 체험 혹은 느낌이 바로 이 그림을 작품으로 성립시키는 주된 요소가 된다. 그것은 하이데거적 의미에서 존재자(산맥, 자연의 일부)를 통한 존재(자연/ 섭리)의 체험일 것이며 칸트적 의미에서는 거대한 크기로 인식의 한계를 초월하는 숭고의 체험일 것이고, 리오타르식 으로 말한다면 ‘사건성의 현전(現前)’의 체험이 될 것이다. 그자연의 웅장함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이득선의 전시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작가노트

자연을 회화표현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동양의 경우 산수화의 시원을 당(唐)나라 때부터 잡고 있으니, 약 천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천여 년의 발전 역사를 지닌 산수화에 있어서 준법은 흔히 산수화의 영혼이라 일컬어지는 중요한 것이다. 그간 산수화의 발전과 변천 과정은 바로 이러한 준법과, 준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간 운용의 오묘한 이치를 추구하고 모색하는 것이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오랜 기간을 통해 축적되어진 산수화의 조형 방식은 정형적인 것으로 안정되었으며, 이는 일종의 관념적인 형태로 고착되게 되었다. 더욱이 산수가 자연경관을 빌어 탈속한 이상화된 풍광을 추구하는 이념적 토대를 갖춘 후에는 이러한 관념화, 정형화 정도는 날로 가속, 심화되어 산수만의 독특한 전형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러나 훗날 산수는 탈속의 이상화는 실종되고 단지 정형화된 외양만을 추구하는 형식주의에 빠져 더 이상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도태되고 외면 받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산수의 발전과정과 당면한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제기된 것이 바로 실경산수일 것이다. 대자연을 직접 접촉하여 그 웅혼한 기운과 묘취를 직접 체득하고자하는 실경은 결국 산수 본연의 정신을 회복하고자하는 근본 회귀에 다름 아닌 것이다.본인의 작업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다리품을 팔아 현장을 답사하고 조형적인 요소들을 조합하여 화면을 구축하는 작업 방식은 일반적인 실경 산수의 그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준이 있고, 준의 집적에 의한 면들이 드러나고, 이러한 면들의 조합에 의해 산수는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산을 준법에 의한 선으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양감이 강조된 형상으로 표출해 내는 점일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감각이 아니라 그것이 내재하고 있는 기운과 기세를 표현해 보고자 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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